“소외된 이웃 돌봄 통해 행복세상 꿈꿔”
Christian News - Aug 22, 2012


▲ About him컬럼비아대학교 국제행정대학원(Columbia University, SIPA)행정학(MPA) 석사(비영리단체운영연구)
2006년 ~ 현재: 이노비 창립, 대표
2009년 ~ 2010년: 퀸즈 YWCA 부사무총장(사무총장 업무대행)
2011년 ~ 현재: 비영리단체전문컨설팅 캐이로(KRo) 설립, 대표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재능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은 음악이 아닐까 한다. 음악은 아픔을 치유하고, 희망을 주며, 나아가 세상을 평화롭게 만들고, 무엇보다 하나님께 영광을 올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런데 현대사회로 오면서 음악과 더불어 문화를 즐긴다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경제적인 든든함과 시간적 여유가 갖춰지지 않았다면 나와는 다른 세계의 이야기로 점점 멀어져 간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이웃들에게 문화생활이란 말 그대로 동 떨어진 이야기 혹은 사치로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음악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그들도 그것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확신에 찬 하나의 아이디어가 음악으로 소외된 이웃과 따뜻한 사회를 잇는 다리를 놓기 시작했다. 강태욱이라는 사람의 손에서“이노베이션 브릿지”라는 다리의 주춧돌을 놓여졌고, 지금 그 다리는 음악가들의 순수한 마음과 재능을 소외된 이웃에게 전달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음악으로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를 낸 이노비(EnoB) 강태욱 대표. 그와 함께 이노베이션 브릿지를 건너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먼저 이노비(EnoB)의 설립 배경과 취지, 함께 하는 단체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 이노비(EnoB)는 “ Innovative Bridge(변화를 이끄는 아름다운 다리)”라는 뜻으로, 2006년 뉴욕에서 설립된 예술, 교육 전문 비영리단체(NGO)입니다. 처음에는 장애나 질병으로 인해 음악공연을 보러 갈 수 없는 어린이들에게 음악회를 열어주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열린 음악회에서 아이들이 무대로 뛰어나와 즐겁게 뛰어 놀고 음악을 즐기는 것을 보고 문화적으로 소외된 이들에게 문화예술 혜택을 통해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노비는 사회적, 문화적으로 소외되기 쉬운 장애인, 입원환자, 암환자, 노인들과 한국의 다문화 가족 등에게 찾아가 평소 접하기 쉽지 않은 전문 공연문화에 함께 참여하며 문화/예술에 대한 두려움, 더 나아가 사회,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고, 함께 더불어 산다는 귀중한 체험의 장을 마련하고자 노력합니다. 이노비는 2006년~2012년 8월 현재까지 뉴욕과 뉴저지 지역에서 50여회의 아웃리치 공연을 열었고, 올해 5월에는 처음으로 한국 완도에서 다문화 가정과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무료 공연도 가졌습니다. 이노비와 함께 협력하는 단체로는 초대교회의 특수교육부서 His Friends를 포함하여 밀알 선교단, 코코 장애아동서비스센터 등의 장애인 선교 단체, 홀리네임병원, 미국암협회 등의 암환자 그룹, 드윗 너싱홈, 은혜가든 요양원 등의 노인 그룹, 컬럼비아 대학병원, 뉴욕대학병원 등이 있습니다.

▶문화 사역에 관심 갖계된 계기는?

▷그렇습니다. 아버지께서 서울대 의대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셨습니다. 이대 대강당 등에서 챔버 연주를 하셨다고 해요. 어려서부터 클래식과 성가곡을 들으면서 자랐어요. 1990년 미시간에 있는 앤하버 한인장로교회에서는 아버지가 성가대를 조직하고 지휘를 2년 동안 하셨지요. 문화의 혜택을 많이 받으면서 자랐어요. 저도 초등학교때까지는 바이올린을 배웠고요.

93년 뉴욕으로 (NYU) 유학을 오게 되었고, 당시 출석하던 맨하탄에 자리한 선한목자장로교회에서 성가대 대원으로 봉사를 시작해, 지금까지 약 20년 동안 교회에서 성가대 대원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유학생활을 하며 교회에 처음 나오게 되는 사람들을 보니, 유학 와서 외로운 마음에 사람을 만나러 왔다가 찬양을 들으면서 뭔지 모를 감동을 느끼고 눈물이 났다면서 교회에 등록하는 성도들이 하나 둘씩 생겼습니다. 찬양하는 순간 하나님을 만난 거죠. 음악(찬양)이 가지는 힘이 무엇보다 뛰어난 것 같아요. 그건 아마도 하나님께서 음악을 통해 찬양 받으시는 것을 기뻐하시고 그 형상대로 우리를 만드셨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96년부터 10년 넘게 교회 성가대 총무와 성가대 대장을 하면서 많은 크리스천 음악가들을 알게 되었어요. 성가대원은 12명 정도 밖에 안되었지만, 그 당시 함께 했던 청년들은 지금은 한국 음악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2000년부터 3년 동안은 당시 줄리아드음대 교수였던 성기선 씨와 함께 뉴욕심포니에타라는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활동을 했고, 저는 특히 오케스트라 아웃리치 사업을 담당했어요. 당시 퀸즈 YWCA 청소년들(저소득층)을 위한 아웃리치 공연과, 플러싱(Flushing) 지역 한인청소년(저소득층)들을 맨하튼으로 초청해서 음악회를 무료로 들려주는 사업 등을 시작했습니다.

▶재능기부와 아웃리치 콘서트에 관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었나.

▷우리가 가진 재능은 성경의 가르침대로, 우리가 무엇을 잘해서 얻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 각 사람에게 맡겨주신 것이지요. 저도 어떤 부분에서는 남들보다 잘한다 라는 말을 듣는 점
이 있지만, 솔직히 고백하면 제 노력으로 이루었다기 보다는, 하나님이 저를 그렇게 지으신 것이지요. 우리가 가진 다양한 재능들은 협력해서 하나님이 목적하신바 데로 쓰여야 하고 이건 선택이 아니라 저희에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믿습니다. 그런데 현장을 보면 이런 사명들이 꼭 필요한 곳에서 역할을 못함을 알 수 있었지요. 
 
한번은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한인 특수교육 선생님들의 모임을 통해, 특수교육이 필요로 하는 어린이들은 라이브음악을 들을 수 없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학부시절 서울장애인 종합복지관에서 여름방학 동안 보조 교사를 했어요. 그 때 사회적응훈련을 위해 자폐가 있는 2분의 20대 분들을 가이드해서 롯데월드 영화관을 다녀왔어요. 버스 타고 가는 동안까지 좋았는데, 극장 안에선 집중을 못하시더라고요. 고민을 했죠. “그럼 문화 공연을 가지고 나가면 될 것 아닌가?”라는 생각에서 아웃리치 공연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이노비 아웃리치 콘서트의 뮤지션들은 이런 특수한 상황 (갑자기 소리를 지른다거나, 뛰어 다닌다거나, 밖으로 나간다거나 외)을 잘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는 분들로 꾸려져요. 장애인이나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분들의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뮤지션들은 참여하기 어렵습니다. 음악적으로도 더 탄탄하게 준비하게 하고, 공연 중에는 음악만이 아니라 아이 컨택 등 모든 수단을 통해 선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게끔 가이드도 주고요.

▶특별히 교회나 교계 등과 함께 문화사역을 하는 이유는? 또 이 일을 하면서 가진 신앙적 사명에 대해 알려달라

▷저희는 행복을 전하는 미션을 음악과 예술을 이용해서 수행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궁극적인 행복은 하나님을 만나는데 있기에, 교회나 선교 단체와 함께 협력을 많이 합니다. 저희가 복음을 전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전할 수도 있겠지만, 저희 단체가 제일 잘하는 문화에 집중하고 선교는 교회나 선교기관과 협력을 통해서 가는 것이 주님이 원하시는 지혜로운 방법이라 믿습니다.

이노비는 문화 예술을 도구로 길을 닦는 하나님의 특수 부대와 같습니다. 한국에 기독교가 처음 들어올 때도 의료기술 등 선진 문물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그 속에 지혜롭게 복음을 담아 전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저희는 문화 예술 공연을 가지고 소외된 사람들, 마음 문이 닫힌 사람들에게 다가가 자연스럽게 마음의 문이 열리도록 합니다. 실제로 이노비 공연장에서는 우리의 힘이나 능력으로 줄 수 없을 만큼의 기쁨과 사랑을 관객들이 느끼도록 하나님이 역사해 주신다는 것을 느낍니다. 저희가 이렇게 길을 닦아 가면 직접 복음을 전하는 선교 단체나 교회가 함께 들어가 복음을 전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저희는 지혜로운 도구를 가지고 사람들을 모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공연이나 뮤지션이 있다면?

▷매 공연이 특별하고 다 기억에 남습니다. 이노비의 첫번째 공연은 2006년 장애어린이들과 가족들을 위한 콘서트였습니다. 240여명의 특수 교육 아동들이 무대위로 올라와 자유로이 연주자사이를 오가면서 즐겁게 뛰어 놀고 음악을 즐기는 것을 보고, 이것이 꼭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확신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그런 일들은 지금까지도 많이 일어나고 있지요.

특히 요양원에 계신 노인분들이나 암환자분들은 음악 공연을 통해 위로를 받습니다. 저희가 정기적으로 찾아가는 맨하탄에 위치한 드윗 요양원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생에 마지막 단계에 계셔서 거의 모든 노인분들이 휠체어에 앉거나 침대에 누워 공연을 관람하시는데, 그렇게 불편한 중에도 이노비에서 공연을 한다고 하면 한 시간 전부터 모여서 기다리십니다. 할 수 있는 힘을 다해 호응하고 박수치고, 또 아는 노래는 함께 부르기도 하시면서 즐거워하시고 또 와 달라는 말씀을 꼭 남기십니다.

또 한번은 뉴욕 퀸즈 지역에 아웃리치 공연을 갔을 때 플룻 연주자 분이 참여한 적이 있는데, 그 분의 남편 분도 이노비 공연을 보러 오셨습니다. 아웃리치 공연이 끝난 후, 남편 분께서 큰 감동을 받고 이노비의 사명에 공감하며 사진을 찍는 재능을 가지고 이노비에 참여하시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으로 현재는 이노비의 멀티미디어 디렉터로 참여하고 계십니다.

▶현재 미국 동부와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미국 서부 쪽에도 이노비의 활동을 기다리는 이웃들이 많을 것 같다.

▷일단 올해 5월에 완도를 시작으로 한국에서 아웃리치 사업을 개시했습니다. 다가오는 10월에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서울대 어린이병원,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아웃리치 공연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 서부 쪽에는 아직 여력이 부족합니다. 현재는 동부와 한국쪽에서 보다 더 견고하게 다듬고 키워 나가는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부에도 많은 뛰어난 뮤지션들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아직 구체적으로 서부쪽에서 공연 등을 진행할 계획은 없지만, 늘 마음만큼은 그 어디라도 함께 가고 싶습니다.

▶9월 8일에 있을 하이라인 파크에서 있을 베네핏 콘서트에 대해 소개해달라.

▷오는 9월 8일에는 이노비 후원을 위한 베네핏 콘서트를 맨하탄 하이라인파크 지역에서 개최합니다. 올해 가지는 두번째 후원 콘서트 입니다. 올해 18회가 넘게 아웃리치 공연을 하면서, 모든 것을 이노비가 부담하고, 재능기부를 통해 진행하다 보면 늘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크게 어렵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왜냐면 우리의 이런 뜻에 동참하고 재정적인 도움을 해주는 단체와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이노비 후원 콘서트를 상반기에 펼쳤고, 이번이 두번째 입니다. 이노비의 사명에 공감하고 지지해주고 계시는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씨와 바이얼리니스트 주디 강이 참여하여, 재즈와 클래식의 만남을 선보입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인정받는 두 뮤지션이 만나 첫 협연을 가지는 데도 의의가 있습니다.

송영주씨는 한국에서 인정받는 재즈 피아니스트이면서 이노비에 뮤직 디렉터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주디 강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음악가인데,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는 언제든지 연주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 뉴욕에서 지낼때 이노비 아웃리치 공연에도 몇 번 참여하여 연주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첼시에 있는‘갤러리 호(Gallery HO)’도 콘서트에 그림 전시로 참여해, 그림 판매의 수익금 일부는 이노비에 후원합니다. 이 날 콘서트를 통해 생기는 수익금은 올해 이노비가 예정해 놓은 아웃리치 콘서트를 통해 행복을 전달하는 사업에 쓰일 것입니다. 공연 자체가 의미가 있기에, 꼭 참석해주셔서 뉴욕 심장부에서 펼쳐지는 한인 뮤지션들의 힘과 선율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이노베이션 브릿지는 앞으로 어디까지 연결될 것인가?

▷이노비는 소외된 이웃을 돌아봄을 통해서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또한 이 일이 하나님이 저희에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의 선한 에너지가 뉴욕의 소외된 지역 사회를 시작으로, 올해는 한국 완도의 섬 지역까지 확대되었습니다.

이노비를 통해 행복,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주님의 복음이 땅끝까지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신다면 한국 다음에는 중국을 거쳐 북한까지 들어갈 수 있기를 꿈꿉니다. 이노비 뉴욕에서는 UN 등의 국제기구와 협력을 모색하여 세계로 뻗어 나가는 길이 열리길 바라고, 이노비 서울을 통해서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과 동남아로 이노비가 나갈 수 있는 통로가 열리길 바라고 하나씩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뜻으로 더욱 견고하고 튼튼한 다리가 되기를 언제나 기도하고 있습니다.




황인상 기자